아리셀 근처 공장 화재…유족-회사 교섭 결렬
&<앵커&>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경기 화성의 리튬 배터리 제조 공장 근처의 다른 공장에서 어제(5일) 또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다시 쓸어내렸는데요. 어제 화성 공장 화재 유족과 회사 측의 첫 교섭은 성과 없이 40분 만에 결렬됐습니다. 김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뻘건 화염이 공장 건물을 집어삼키고, 검은 연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어제 아침 7시 20분쯤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 잉크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은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불은 3시간 반 만에 꺼졌는데 공장에는 화재 위험성이 높은 아세트산에틸 등 유해화학물질들이 보관돼 있었습니다. 불이 난 공장은 지난주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아리셀 공장으로부터 불과 4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또다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손병선/경기 화성 서신면 : 화재가 왜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지 저희 주민들로서는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아리셀 공장 화재 11일 만인 어제 희생자 유가족들과 회사 측이 교섭을 위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하지만, 교섭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성이 회의장 밖까지 들렸습니다. 결국, 40분 만에 유가족이 먼저 자리를 뜨면서 교섭이 결렬됐습니다. 유가족 측은 사측이 사고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윤/유가족협의회 대표 : 진상 규명과 관련된 내용들 자료 요청한다고 했더니 오늘 아무런 안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섭 진행되고 끝났습니다.] [박순관/아리셀 대표 : 빠른 시간 내에 대화해서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화성시청 합동 분향소에는 그제서야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됐습니다. 경찰은 다음 주 월요일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정리해 유족에게 설명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강시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최재영)
내수 위축에 중국 공세까지…유통가 희망퇴직 '칼바람'
&<앵커&> 국내 유통 업체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현상으로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데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공격적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발을 뻗고 있어서입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신세계 이커머스 플랫폼 쓱닷컴의 사내 게시판, 2년 이상 근무한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지했습니다. 실적 부진 책임을 물어 대표를 교체한 지 2주 만입니다. 쓱닷컴은 지난 5년간 4천5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는데, 굳어지는 쿠팡 1강 체제에 알리, 테무 등 중국 업체의 공습까지 더해져 실적 반등이 녹록지 않자, 우선 구조조정을 통해 본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한 달 전에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롯데온도 희망퇴직을 단행했습니다. [조상훈/신한투자증권 연구원 : 경기 침체 때문에 사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가성비 혹은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원했는데, 이제 중국 이커머스의 위협까지 심해지다 보니까 그쪽으로 좀 넘어간 걸로 보이고요.] 허리띠를 졸라매기는 오프라인 유통 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마트는 지난 4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적자가 이어진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임원급여 삭감과 하반기 희망퇴직을 선언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 속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탓입니다.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올 1~5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정연승/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수익성 확보, 영업 효율화 이런 측면도 있고. 또 향후에 필요시에는 매각을 위해서라도 아마 비상 경영 체제로 계속해서 가지 않을까 (예측됩니다.)]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경영 효율화는 매장 수 줄이기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 고용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박천웅)
'채 해병 특검법' 후폭풍…여야 네 탓 에 국회 마비
&<앵커&> 7월 임시국회 첫날인 어제(5일) 여야가 합의했던 국회 개원식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채 해병 특검법' 강행 처리에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국회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민주당 주도로 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해병 특검법은 어제 정부로 이송됐습니다. 대통령 재의요구권은 법안 이송 뒤 15일 이내에 행사해야 하므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0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채 해병 1주기가 19일인 점을 고려해 시점을 결정할 걸로 보입니다. 특검법 강행 여파로 7월 임시국회는 첫날부터 파행했습니다. 어제로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은 무기한 연기됐고, 다음 주 8~9일 여야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등 현안 보고도 무산됐습니다. 여야는 파행의 책임을 서로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곽규택/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오늘도 민생은 나 몰라라 하며 정쟁유발, 발목 잡기, 소수탄압, 탄핵몰이, 법치유린, 삼권분립 훼손에 골몰하고 있는 민주당에 경고합니다.] [박찬대/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용산 대통령 부부 방탄에만 혈안이 돼 있으니 참 볼썽사납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방송4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여당 입장에서는 본회의 일정을 서둘러 합의해 줄 필요가 없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요구를 들어주면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야당이 또다시 쟁점 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무제한 토론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며 충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역대 가장 늦었던 개원식은 21대 국회의 7월 16일인데, 22대 국회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갈아치우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위원양)
한동훈 '여사 문자 묵살' 파문…전대 주자들 맹공
&<앵커&> 지난 1월 총선 국면에서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대국민 사과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른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는데요. 한 후보는 메시지를 받은 건 맞지만 오히려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발단은 한 라디오 방송입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쟁점이 됐던 지난 1월 중순, 김건희 여사가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에게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었다는 겁니다. 재구성했다며 공개된 메시지에서 김 여사는 물의를 일으키고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께 사과하려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했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더 한 것도 요청하면 따를 테니 검토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SBS 취재 결과 김 여사는 1월 15일부터 5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후보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대표 후보 :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라는 것입니다.] 나경원, 윤상현 후보는 미숙한 판단과 정치적 독단을 사과해야 한다 , 대통령 부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고 쏘아붙였습니다. 한 후보는 메시지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다르고 대통령실과는 공적 통로로 사과 필요성을 강조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후보 (KBS '사사건건') : 실제로는 사과를 하기 어려운 이런 이런 사정이 있다는 사정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 기억합니다. 그 사과를 안 받아줬기 때문에 사과를 안 했다? 그게 가능한 구도인가요?]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음 주 시작되는 방송토론회에서 김 여사 메시지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재성)
'EU 의장국' 헝가리 총리, 푸틴 만나 휴전 중재자 자임
▲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반기 유럽연합 순회의장국이 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EU의 의장국 정상이면서도 중재 역할을 자임한 셈입니다. 서방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이례적인 일로, 유럽의 대표적인 친러시아 지도자인 오르반 총리의 이번 행보에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 진영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오르반 총리와 회담한 뒤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포함한 긴급한 국제 문제에 대해 유용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특히 헝가리가 지난 1일부터 6개월간 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이후 이번 회담이 성사된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EU 의장국으로서 '평화 임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쟁 종식을 위해 많은 절차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대화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고 자평했습니다. 앞서 그는 헝가리가 의장국이 된 지 하루만인 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평화협상을 촉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에서 제안한 것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오르반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싶었다 며 현재의 평화 계획, 휴전과 평화회담, 전쟁 이후 유럽의 전망 등 세 가지 문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견해를 듣고 싶어서 러시아에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헝가리는 유럽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될 것 이라고 자부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입장은 아직 각자 멀리 떨어져 있다 며 중요한 접촉을 이룬 만큼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이번에 당신이 우리의 오랜 파트너로서뿐 아니라 EU 의장국으로서 왔다고 이해한다 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파트너들의 입장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과 관련해선 '세부 내용'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 고도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휴전 협상을 위한 기존 조건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자와 헤르손에서 모든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는 것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는 것이 평화의 조건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이들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가 철군하고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것 등을 휴전 조건으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는 오늘 오르반 총리에게서 들은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쟁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 이후 EU 회원국 정상의 러시아 방문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22년 4월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 이후 러시아를 찾은 EU 회원국 지도자는 이번 오르반 총리가 처음입니다. 오르반 총리는 2022년 9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지만 푸틴 대통령과 만나지 않은 비공식 방문이었습니다. 오르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만났습니다. 2시간 30분 이상 이어진 이날 회담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우샤코프 보좌관, 2022년 평화협상에 러시아 측 단장으로 참여했던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 피터 시자르토 헝가리 외무장관 등이 배석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회담이 이틀 전 헝가리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르반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은 성명에서 순전히 헝가리와 러시아 양자 관계 틀 안에서 이뤄졌다 며 '대표성'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