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가도 달리는 코스피…연말 증시 향방은?
[앵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200선을 돌파하면서 질풍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부터 유례없는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최근에는 숨을 좀 고르고 있는데요. 앞으로 얼마나, 어디까지 더 오를지 남은 연말 국내 증시 전망은 금융부 이정민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코스피가 우리 자본시장 역사를 새로 썼죠? [기자] 코스피는 지난 3일 처음으로 4,200선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980년 1월 코스피 출범 후 약 45년 만의 대기록인데요. 이날 하루에만 110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지난달 27일, 4,000선을 돌파한 지 5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썼습니다. 특히 하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 만원, 60만 원을 돌파해 신고점을 경신하며 코스피 4,200 돌파를 이끌었습니다. APEC 일정으로 경주를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라고 약속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고요. 각국 정상회담이 줄줄이 이어지던 상황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걷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시달려 박스피라는 오명도 썼는데, 올해 들어 얼마나 올랐습니까? [기자] 올해 첫 거래가 열렸던 지난 1월 2일, 코스피는 2398.94로 장을 마쳤는데요. 올해 연고점이, 지난 4일 기록한 4226.75임을 감안하면 10개월 동안 70% 넘게 오르면서 1,800포인트 이상 급등했습니다.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4월, 2,300선 밑으로 지수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찍었지만 지난 6월 대선 이후 3,000선을 돌파한 뒤, 9월부터는 고점을 높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비상계엄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내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됐고. 상법 개정안 통과 등과 시너지를 냈다는 게 상승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경민 / 대신증권 연구원 : AI 산업 관련된 성장에 대한 기대, 그리고 생태계 구축 확장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정책 기대·산업 모멘텀이 같이 좋아지면서 외국인의 대량 매수가 코스피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정말 많이 올랐는데, 해외 증시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해외 지수들부터 보겠습니다. 연초부터 현재(지난 4일 기준)까지 미국 나스닥 지수는 연초와 대비해 20.91%, 일본 닛케이 지수는 29.08% 올랐습니다. 글로벌 증시, 그리고 금과 비트코인 등 모든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애브리싱 랠리&'가 이어져왔던 만큼 대부분 20%대 오름세를 보이긴 했습니다만, 코스피는 압도적으로 올랐습니다. 연초와 대비해 71.78% 상승하며 주요 20개국(G20) 주가 지수들 중에서도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앵커] 이렇게 특히 우리 증시가 더 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우선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저평가 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나정환 / NH투자증권 연구원 : 1분기만 보더라도 코스피가 2000대에서 움직였거든요. 2000대면 PBR 기준으로 봤을 때 0.1배, 1배도 안 되는 수준에서 트레이딩이 됐었던 거고 상법 개정안이라든지를 통해서 저평가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보다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올해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두 차례 내리면서 생긴 자금 유동성이 크게 작용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4월 이후 국내 시장으로 많이 쏠렸던 점도 상승 요인으로 꼽힙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두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코스피가 상승폭을 키웠던 지난 9월, 외국인은 7조 5,0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파죽지세로 오르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주춤한데, 왜 그런가요? [기자] 지난 4일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2% 넘게 떨어진 코스피는 하루 뒤 장중 6% 넘게 급락하는 &'검은 수요일&'을 연출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급락을 주도했는데요. 급락장에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던 지난 5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에만 2조 5,180억 원의 매도 폭탄을 던졌습니다. 미국에서 기술주 고평가 우려가 불거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는데, 미국발 AI &'거품&' 우려와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물량이 맞물리며 4,000선 초반까지 밀린 겁니다. [서상영 /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 전일부터 미국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한국 전체 시장 참여자들한테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개인과 기관의 경우는 매수를 하고는 있지만 소극적인 매수에 가담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관건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인데, 연말 증시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연말 코스피 전망을 4,050~4,300선으로 올렸습니다.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와 조선, 방산, 원자력 등 기업의 실적들이 견조하기 때문에 하락폭이 제한될 거라는 분석에서 입니다. 한 증권사는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지수를 5,000포인트로 높였는데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강화와 달러 약세 등이 향후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판단에 따라서입니다. 또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따른 강세장 지속과 주요 업종의 역사적 신고가 돌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가 36일째로 역대 최장으로 길어지고 있는데, 셧다운 사태가 마무리되고,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나타날 유동성 흐름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다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가 역대 최대치에 근접한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차입공매도 잔고는, 18조 2,000억 원 수준으로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월 말보다 250% 가까이 급증한 상황입니다. [앵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을 강화한다고 하는 건 어떤 내용이죠? [기자] 당정이 &'배임죄&'는 물론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이 포함된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급등한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주나 증권주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원 /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 1,2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서 지주나 증권 등이 상승을 많이 했었잖아요. 조선, 방산 등 대비해서 최근 주가 상승은 눌려있는 측면이 있지만 다시 주목받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또 연말에 유망한 업종으로는 어떤 것들이 꼽히나요? [기자] 우선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조선, 방산, 원자력 관련주들과 함께 반도체주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들어보시죠. [박상현 / iM증권 연구원 :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게 기본적인 컨센서스인 것 같고요. 방산이라든지 조선 업종도 마스가(MASGA) 정책이라든지 경제안보 측면에서 계속해서 부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또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하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눌려있던 자동차 관련 업종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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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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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