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 우리가 만들었는데 …원조가 복제약 된 사연
&'국민 간장약&' 우루사를 개발한 대웅제약은 반려동물용 우루사인 &'UDCA정&'을 지난 5월 출시했습니다. 60년 베스트셀러인 사람약 &'우루사&'와 같은 성분인데, &'UDCA정&'은 허가와 생산 모두 대웅이 아닌 다른 업체에서 맡았습니다. 제도적으로 &'복제약&' 취급을 받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자회사 대웅펫이 출시한 &'UDCA정&'의 농림축산식품부 허가를 받은 회사는 대웅이 아닌 &'이엘티사이언스&'라는 동물용 의약품 제조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엘티사이언스는 &'UDCA정&'의 허가 주체이자 생산도 맡아 하고 있습니다. 대웅펫은 유통과 판매만 하고 있는 셈입니다. 왜 &'우루사펫&'이 아닌가? 일단 인지도 높은 우루사를 제품명에 쓰지 않은 데 대해 대웅 측은 &'동물병원 전용으로 판매되며 수의사 처방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보단 수의사 입장에서 인지하기 쉽도록 아예 성분명을 제품명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대웅은 우루사의 대표 성분명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제품명에 쓰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직접 허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법 제도 때문입니다. 동물용 의약품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신약을 제외하곤&' 동물용 의약품 생산 시설을 구비해야 하는데, 대웅펫에는 동물용 생산시설이 없고, 이엘티사이언스는 이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더 큰 이유는 의약품 허가는 같은 성분이라도 사람용과 동물용이 별개로 이뤄지는데, 사람용 UDCA 성분의 약인 &'우루사&'는 대웅의 신약이지만, 동물용 UDCA 약은 신약 허가를 이미 다른 업체가 받았다는 점입니다. 대웅에 따르면, 국내에서 UDCA 동물용 의약품 허가 제품은 모두 19개로, 최초 등록한 신약은 지난 1986년 7월 &'이글벳&'이라는 제약사의 &'우루소주&' 입니다. 이후에 등록한 대웅펫의 제품을 포함한 18개는 복제약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제 핵심 성분을 개발한 점과 상관없이, 단순히 사람용과 동물용으로 허가를 나눠 원본 의약품 지위를 주는 건 제도적 한계&'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물 신약&' 새 먹거리로 대웅을 포함한 제약사들이 동물용 의약품 시장의 성장세를 미리 내다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동국제약 역시 지난 2021년 인사돌 성분의 동물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출시했는데 대웅과 마찬가지로 동물용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아 자체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동국 역시 &'이엘티사이언스&'에 허가와 생산을 맡겼습니다. 발 빠르게 동물용 신약을 보유해 자체 허가를 받은 곳도 있습니다. 바이오 업체 지엔티파마는 유한양행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크리스데살라진&'의 동물용 허가를 지난 2021년 받았고, 박셀바이오도 개의 유선종양(유방암과 비슷) 수술과 병행해 쓰는 면역보조제 &'박스루킨&'을 지난 8일 허가받았습니다. 대웅은 자체 당뇨병 신약인 &'엔블로&'에 대해선 현재 동물용 임상실험 3상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안에 농림축산식품부에 허가를 신청해, 이 신약에 대해선 대웅이 자체 허가를 받을 계획입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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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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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