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풀어보는 경제] 2014년 출판시장 대세는 '힐링'이었다
■ 김선경의 민생경제 시시각각 &<앵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죠? 새해부터 독서로 마음의 곳간을 넉넉하게 채우겠다고 다짐했던 분들 많으실텐데요, 계획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보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데요. 지난해엔 세월호 사태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요즘 출판시장은 &'힐링서적&'이 대세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로 2014년 출판시장을 좀 들여다보죠, 빅데이터 읽어주는 남자분이시죠! 줄여서 데타남! & 서헌주 팀장, 전화 연결합니다. 서 팀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워낙 미디어도 많아서 책 출판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할것 같은데 지난 한 해 동안 소셜상에서 &'출판&'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였나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2014년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책&'과 관련된 소셜버즈 180만건을 분석했는데요, 월평균 버즈량이 약 15만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중적인 &'영화&'에 대한 소셜분석 버즈량이 월평균 15만 5천여건으로 나타난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요. 이걸 보면 &'책&'이 문화생활을 책임진 핵심 콘텐츠 산업이란 걸 소셜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반가운 소식인 것 같아요.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책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책&' 과 관련된 주요 키워드 상위 30개 중, 먼저 &'추천&'이 두드러지는 키워드로 나타났는데요. 책을 고를 때 여전히 입소문이나 전문가의 추천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고요. 다음으로 &'사랑, 세상&'이란 키워드가 상위에 링크된 걸 보면 &'사랑&'과 &'세상&'이 여전히 책의 보편적인 주제로 회자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건 &'공부&'라는 키워드가 언급된점인데요. 아직까지 &'공부하다&'와 &'책을 읽는다&'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 독서가 여가나 취미생활이 아닌 공부나 학습의 의미가 더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앵커&> 네, 유독 우리나라에서 독서를 공부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이쯤에서 제일 궁금한 게 지난 한 해 동안, 어떤 책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을까인데요 어떻습니까?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교보문고가 집계한 소설,시, 에세이 등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영화나 TV의 영향을 받아 판매가 되는 미디어셀러 현상이 두드러졌는데요. 영화로 만들어진 스웨덴 작가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겨울왕국&', 그리고 드라마로 제작된 &'미생&'이 대표적입니다. 또, 철학자 강신주의 &'감정수업&',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법륜스님의 &'인생수업&' 같은 자기성찰과 관련된 서적도 인기를 끌었고요. 어른들을 위한 색칠공부 책으로 불리는 &'컬러링북&'인 &'비밀의 정원&'의 선전도 눈에 띕니다. &<앵커&> 그럼, 쇼설 분석을 통해 본 베스트셀러의 인기 비결은 뭔가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감성 표현어를 분석해 보면, &'재밌다, 유쾌하다, 긍정적이다&'의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2014년은 세월호 사태 등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지고, 사회에 대한 불만 등으로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퍼지면서 사람들의 심리적인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는데요. 이 책이 유머코드와 긍정적인 관점에서 인생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서 독자들의 심리적인 피로를 풀어준 점이 인기비결이라고 할 수 있고요. 또, 6월에 영화가 함께 개봉되면서 미디어셀러로서 화제몰이를 한 점도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앞서,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도 눈길을 끄는데요. 역시 같은 맥락인가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맞습니다. 컬리링북은 어른들을 위한 색칠공부 책인데요. &'비밀의 정원&'으로 대표되는 컬러링북이 안티-스트레스, 힐링 콘셉트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습니다. &'컬러링북&'의 버즈량 월별 추이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걸 알 수 있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1월 둘째주 예술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 20위에 한권을 제외하고 모든 책이 컬러링북이나 캘리그래피 등 독자가 참여하는 &'Story-doing Book&'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래서 그럴까요? 책과 함께 색연필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네, 일부 서점에선 독일 미술용품 업체인 &'파버 카스텔&'의 36색 색연필과 책을 묶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색연필이 동이 나는 바람에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야말로 &'컬러링북&'이 대세인데 이렇게 대박이 난 비결이 뭐라고 보십니까?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소셜분석으로 나타난 &'컬러링북&' 연관 키워드는 &'스트레스&'와 &'힐링&'인데요. 명상 같은 힐링을 넘어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능동적인 힐링이 필요할 만큼 사회 전반에 누적된 스트레스를 컬러링북으로 풀려는 독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고요, 또 감성 표현어를 분석해 보면, 상위 30개 중 &'예쁘다, 놀다, 즐기다&'가 두드러진데요. 컬러링북은 읽고, 느끼고, 감동하는 책의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서서,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매체로 그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게다가, 디지털 시대에 지친 사람들에게 아날로그적 활동이 주는 안정감과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했다는 뿌듯함, 그리고 시각적인 결과물을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인기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컬러링북과 같은 새로운 장르가 뜨고 있는 현상이 출판시장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봐도 될까요? &<서헌주 팀장 / SK플래닛 광고부분&> 지금 출판산업은 과도기인데요. 미디어셀러의 시장 주도현상은 미디어들이 경계를 넘어 서로 결합하는 트랜스 미디어 트렌드와 관련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출판계의 콘텐츠 주도권 상실이란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또,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전자책같은 새로운 매체가 출현했는데요, 이런 새로운 흐름이 출판 콘텐츠의 고유함을 지속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는데요. 출판계가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탈출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네, 지난해 국내 출판시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보니까 우리 사회의 그늘과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변화의 과도기를 맞은 우리 출판계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빅데이터 읽어주는 남자, 데타남! 서헌주 팀장님, 수고 하셨습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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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