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조현범 회장 승리로 끝난 2차 형제의 난…사법리스크는 '여전'
[앵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습니다. 다만 조현식 고문과 조현범 회장 모두 금융 당국을 향해 상대방 측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해 사실상 싸움이 끝나지 않은 건데요. 경영권 분쟁과 별개로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 역시 현재 진행형입니다. 산업부 박채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는 확실히 성공했다고 봐도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개매수 기간에 조양래 명예회장과 사촌인 효성그룹이 지분을 매입해 조 회장 지지에 나선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데요. 조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의 지분 매입에 따라 조현범 회장 측 지분이 총 46.53%로 늘었습니다. 반면 조 회장과 맞서고 있는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의 합산 지분은 29.54%입니다.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할 정도로 지분을 확보한 것이 공개매수 참여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공개매수 참여율이 얼마나 저조했나요? [기자] MBK파트너스가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지분 8.83%에 해당하는 838만 8천317주가 응모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소 약 1천932만 주를 확보하려던 목표를 고려하면 공개매수 달성률은 절반에도 미치치 못한 건데요.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에 결국 MBK의 응모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MBK는 공개매수가 실패하더라도, 재무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없지만, 공개매수 발표 당일부터 약 2주간 공개매수가인 2만 원을 상회했는데, 이 기간 동안 주식을 매입했던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분 싸움은 끝났지만, MBK와 한국앤컴퍼니 양측 모두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도 MBK 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K가 공개매수를 발표한 건 지난 5일이지만, 그전부터 자사 주식이 크게 오르자 공개매수 정보가 매수자인 MBK 측에서 흘러나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조 명예회장이 조현범 회장을 돕기 위해 지분을 사들이자 시세조종과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 등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또 MBK는 공개 매수 실패 이후에도 &'지배구조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한국앤컴퍼니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앞으로 법적 공방이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가족 분쟁은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 명예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소송을 벌이고 있죠? [기자]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2020년 7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주사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증여한 데 반발해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를 요청했습니다. 한정후견제도는 고령 등의 이유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성인이 후견인을 통해 재산 관리를 받는 제도인데요. 지난 4월 1심 법원에서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최근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가 법원에 제출됐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앤컴퍼니는 &'조 이사장이 2020년에 경영권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후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무기로 건강한 아버지를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심 재판부가 조 이사장의 한정후견 신청을 받아들이면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넘긴 지분은 무효가 될 수 있어 내년 1월에 예정된 2심 결과도 주목됩니다. [앵커] 사실 조 회장은 이 외에도 현재 재판이 여러 개가 진행 중인 만큼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지난 3월 조현범 회장에 대해 계열사 부당지원과 2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50억 원을 대여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지난 7월에는 우암건설에 끼워넣기식 공사를 발주하고 그 대가로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조 회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사법 리스크가 터져 나올 수 있는데요.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오너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는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기업 성과라든지 향후에 일어나게 될 연쇄적인 경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결국에는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조현범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이번 경영권 공격의 핵심 빌미가 된 만큼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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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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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