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붐붐파워 '조정식의 펀펀투데이', 2주년 그 이상의 의미(feat.하상욱)
새벽 5시, 아침 해가 떠오르지도 않은 이른 시각.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하루를 여는 활기찬 목소리가 있습니다. 여느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들처럼 영어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시사이슈를 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른 새벽의 라디오 방송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밝은 에너지와 수다본능이 폭발합니다. 이런 &'흥&'을 주도하는 사람이 현직 아나운서라는 사실이 더 놀라움을 안겨주는 곳. SBS 조정식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07.7.MHz SBS파워FM &'조정식의 펀펀투데이&'(매일 오전 5시~7시 방송, 이하 펀펀투데이)입니다. 24일 &'펀펀투데이&'가 방송 2주년을 맞습니다. &'펀펀투데이&'의 식디(DJ조정식의 애칭)는 라디오 DJ로서 끼가 정말 많아요. 아침잠을 깨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귀호강을 시키다가도, 음악에 추임새를 넣거나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웁니다. &'제이식스&'라는 래퍼 예명이 있을 만큼 힙합과 랩을 사랑하는 그는 아침 라디오를 &'쇼미더머니&' 현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낮시간에 &'붐붐파워&'가 있다면, 새벽에는 &'펀펀투데이&'가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겠죠. 역사적인(솔직히 그 누구도 2년 이상 지속될지 몰랐기에) 2주년을 맞아, &'펀펀투데이&' 라디오부스를 찾았습니다. 때마침 식디의 영혼의 단짝, 하상욱 시인과 함께 하는 금요일 코너 &'인정사전 볼 거 있다&'의 녹음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때문에 아침부터 패션에 나름 신경쓰고 왔다는 개성강한 하상욱 시인과, 재미난 포즈요청에 망가짐을 불사할 만큼 예능에 솔직하게 욕심내는 인간적인 조정식 아나운서. 유쾌한 두 남자를 한자리에서 만났습니다. Q. &'펀펀투데이&'가 2주년을 맞았어요. 소감이 남다를 거 같아요. 조정식: 처음 시작할 때는 2년이나 할 지 몰랐어요. 솔직히 아침방송에 맞지 않는 파격적인 구성이라, 롱런이 가능할 까 싶었죠. 2년이란 시간을 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젠 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주변에서 &'펀펀투데이&' 이야기를 많이들 해주세요. 이런 분위기라면 3주년, 4주년 계속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상욱: &'펀펀투데이&'에서 조정식 아나운서와 같이 코너를 한지 반년정도 됐어요. 그동안 라디오 게스트를 많이 해봤는데, 다른 방송에서 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입장이었던 제가 이 곳에서는 까불고 예능처럼 행동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이렇게도 하네?&' 싶어 신기하기도 해요. 정식씨가 편하게 대해주니 가능한 거죠. 이렇게 같이 방송할 수 있어 재밌고 신나요. Q. 오고가는 말도 호흡이 맞아야 재미가 나오는 거잖아요. 두 분의 &'입담 케미&'가 좋은 것 같아요. 조정식: 방송을 하며 많은 라디오 DJ와 게스트들을 만나봤는데, 하상욱 형과 할 때가 제일 편해요. 제가 의지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프로그램명이 &'펀펀투데이&'라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상욱이형은 4할 타자처럼 재미의 타율이 좋아 제가 기본만 해도 되요. &'무한도전&' 출연 당시의 이미지가 남아있어 형이 토크를 잘 하는 분인 줄 몰랐는데, 실제로 같이 방송해보니 굉장히 수다스럽더라고요.(웃음) 하상욱: 제가 4할 타자라면, 그건 정식씨가 치기 좋은 배팅볼을 잘 던져주기 때문이죠.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요.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게 벌써 3년 전 일인데, 저에 대한 인식을 아직도 거기에 고정시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제가 지금 예능을 안 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그동안 예능섭외가 많이 왔었는데 거절했어요. TV예능을 통해 생긴 이미지는 바꾸는 게 쉽지 않아요. 사람들과 관계를 만드는 것도 힘들고요. 예능출연이 스트레스가 많은 반면, 라디오는 좋아요. 청취자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라디오예요. 그래서 라디오 게스트 출연은 아무고민 없이 나가고 있어요. Q. 하상욱 시인을 예능에서 본지 오래됐다 싶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조정식 아나운서는 예능에 출연하는 거 즐기지 않아요? 조정식: 전 솔직히 상욱이형과 다르게 예능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웃음) 그렇다고 조바심이 내는 건 아니고, 기회는 언젠가 올 거라 생각해요. 라디오를 하면서, 저와 맞는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아요. 저 자신과 잘 안 맞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심장이 덜컹거리더라고요. 그럼 어색하고 부족한 모습이 고스란히 나오죠. 좋은 기회란, 저랑 잘 맞고 잘 짜인 판에서 절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지금 라디오를 5년 넘게 하고 있는데, 한 해 한 해 스스로 달라지는 걸 느껴요. 구력이 생긴다고 할까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좀 더 나아지는 하루하루를 살아야죠. Q. &'펀펀투데이&'가 오전5시~7시 방송이잖아요. 생방송을 하려면 그보다 더 일찍 출근해야하는데. 너무 아침방송이라 힘들지는 않나요? 조정식: 제가 원래 완벽한 올빼미족이었어요. 대학교 때도 방학하면 낮밤이 바뀌었고, 아침에 잡자리에 드는 스타일이라 아침방송을 시작하며 걱정이 많았죠. 근데 해보니까 괜찮아요. 아침 일찍 신나게 방송하고 나면 기분도 확 좋아지고 하루가 알차요. 또 라디오는 DJ와 청취자의 관계가 친구나 가족같은 느낌이라, 그런 청취자에게서 힘을 받는 것도 좋아요. 예능을 아침 5시부터 촬영한다면 전날부터 긴장할 텐데, 라디오는 확실히 마음이 편해요. 하상욱: TV가 좀 그런 면이 있죠. TV는 출연하면 할수록 &'나&'라는 사람이 소모되는 느낌인데, 라디오는 하면 할수록 뭔가가 쌓여가는 느낌이에요. 그게 라디오의 매력인 거 같아요. Q. 이른 아침방송인데도 &'펀펀투데이&'는 굉장히 밝잖아요. 그래서 &'아침의 붐붐파워&'라는 말도 나오고요. 조정식: 저한테 여러가지 모습들이 있는데, 그게 방송 분위기에 맞게 다르게 나오는 거 같아요. &'방송자아&'가 생겼어요. 일부러 꾸며내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방송에 맞게 저의 다른 면들을 끄집어내는 거죠. &'펀펀투데이&'를 끝내고 바로 아침 뉴스프로그램인 SBS &'모닝와이드&' 3부를 진행하는데, 그 차이를 보며 좀 더 극적으로 느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상욱: &'방송자아&' 라는 게 정말 있는 거 같아요. 정식씨도 스포츠 중계하는 거 들으면 라디오 때랑은 또 달라요. 저도 &'펀펀투데이&'에선 밝고 수다스럽게 하지만, SNS 라이브를 하거나 다른 방송에 나가서는 차분하게 하고요. &'방송자아&'가 세분화되는 거 같아요. Q. 아침방송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해도, 방송시간대 이동 욕심은 솔직히 있죠? 조정식: 시간대를 옮기고 싶은 욕심이야 많죠.(웃음) 제가 어떤 시간대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듣는 분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그건 대답하지 않을 게요. 다만, 저희 &'펀펀투데이&' 팀이 라디오에 대한 고민도 많고 원고도 좋고 방송을 정말 잘 만들어요. 이런 팀이 만드는 퀄리티 있는 라디오니,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시간대로 가면 좋겠어요. 시간대를 옮긴다면, 하상욱 형과 꼭 같이 가고 싶고요. Q.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큰 거 같아요. 원래 라디오란 매체를 좋아했나요? 조정식: 라디오를 정말 좋아했어요. 특히 대학생 때 가수 타블로씨가 진행하는 &'꿈꾸는 라디오&'(이하 &'꿈꾸라&')의 팬이라 거의 모든 방송을 챙겨 들었어요. SBS에 입사하고 처음 라디오를 맡았을 때, &'꿈꾸라&'에 문자사연을 보낸 적이 있어요. &'&'꿈꾸라&'를 들으면서 꿈을 키웠는데, 그 꿈을 이뤄 진짜 DJ가 됐다&'고요. 그 사연이 실제 &'꿈꾸라&'에서 소개됐고, 통화도 하고 공개방송 초대까지 받았어요. 타사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말이죠. SBS라디오국의 허락을 받고, &'꿈꾸라&'에 가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경쟁사 라디오에 출연한 아나운서는 제가 처음이지 않을까요? 하상욱: 전 원래 라디오를 안 좋아했어요. 마지막으로 애청했던 라디오가 20년전쯤 신동엽씨가 진행했던 프로였으니, 그동안 라디오를 놓고 있었다고 보는 게 무방하죠. 라디오는 제가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좋아졌어요. 하니까 알겠더라고요. 왜 이렇게 DJ들이 라디오의 매력을 말하는지요. 라디오가 싫었던 사람도 막상 하다보면 좋아질 거에요. 한 번 라디오의 맛을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어요. 조정식: 입사하자마자 시작해 지난 5년간 라디오를 해왔어요. &'펀펀투데이&'에 앞서 &'사운드 오브 뮤직&' 2년, &'FMzine&' 1년 정도 했죠.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니, 라디오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가 없어요. 저희 아나운서 팀에서도 라디오 진행하는 사람을 부러워들 해요. DJ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특히 &'펀펀투데이&'는 &'조정식&'이란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라디오프로그램이라 제게 더 의미가 커요. Q. 지난 2년간 &'펀펀투데이&'를 진행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젠가요? 조정식: 최근에 온 사연인데, 한 청취자의 어머니가 갱년기라 기력도 없고 사는 데 낙이 없다며 우울해 하셨대요. 유일한 즐거움이 아침에 딸을 직장에 데려다주고 오는 것이었는데, 그 때 우연히 &'펀펀투데이&'를 듣게 됐나 봐요. 이후 어머니가 &'펀펀투데이&'를 즐겨 들으며 활력을 되찾고, 자주 웃는 모습을 보이신대요. 얼마 전에는 그 어머니가 따님한테 제 팬카페에 어떻게 가입하냐고 물으셨대요. 그 사연을 듣고 엄청 뿌듯함을 느꼈어요. 라디오란 매체는 수험생이라든지, 육아에 지친 어머니라든지,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이 많이 들으세요. 그런 우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는 분들이, 제 라디오를 들으며 힘을 얻는다고 할 때. 그럴 때는 기분이 정말 좋죠. 감사하기도 하고요. Q. 그런 청취자가 있기에 &'펀펀투데이&'가 2년을 달려올 수 있었던 거겠죠. 마지막으로 청취자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조정식: 제가 재밌으면 듣는 사람도 재밌을 거라 생각해요. 저도 상욱이형도 재미있게 즐기며 방송하고 있으니, 듣는 분들도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텐션이 높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거 하나는 약속드릴 수 있어요. 제가 싫어서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걸요. 앞으로도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펀펀투데이&',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문자 많이 보내주세요! 하상욱: 계속 꾸준히 같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청취자 분들은 제 이야기, 정식씨 이야기를 듣고, 저와 정식씨는 청취자의 이야기를 듣고요. 라디오는 그렇게 서로 같이 듣는 게 매력이고 본질인 거 같아요. 우리 계속 같이 들어요. [사진=백승철 기자]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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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