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정신질환' 병역 비리 래퍼 나플라, 집행유예 확정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정신질환을 꾸며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래퍼 나플라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나플라, 본명 최니콜라스석배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습니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은 뒤 출근 기록을 조작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악화한 것처럼 연기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약 1년가량 반복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으나 대부분 실제로 투약하지 않고 집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에는 소속사 공동대표 김 모 씨, 서초구청 공무원 염모 씨와 서울지방병무청 공무원 강모 씨도 동참했습니다. 검찰은 이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나플라는 구속돼 재판받았고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그러나 2심은 대부분의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판결이 확정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며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습니다. 형법은 한 사람이 여러 범죄로 한꺼번에 재판받는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를 제외한 동종 범죄의 형일 경우 형량이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1.5배까지 가중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여러 사건으로 분리해 따로따로 기소하면 형량이 단순 합산돼 한꺼번에 재판받는 것보다 무겁게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형법은 이를 고려해 피고인에게 앞서 확정된 판결이 있는 경우 판사가 재량으로 형을 줄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플라는 2022년 11월 마약 관련 범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습니다. 검찰과 나플라가 2심 판결에 각각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며 양측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은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습니다. 이밖에 그룹 '빅스' 출신 래퍼 라비, 본명 김원식은 뇌전증 환자 행세로 허위 진단서를 받은 뒤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면탈하려 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범행을 지원한 병역 브로커 구모 씨는 징역 5년과 추징금 13억여 원이 확정됐습니다. 라비와 나플라를 비롯해 배구선수 조재성, 축구선수 김명준·김승준, 배우 송덕호 등이 구 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진=엠넷 제공, 연합뉴스)
'몸무게 10㎏' 전세계 울린 6세 소년, 가자지구 희망의 상징으로
▲ 지난 3월 가자지구 병원에서 치료받던 파디(왼쪽)과 5월 건강을 되찾은 모습(오른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유전 질환을 앓으며 제대로 된 치료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힘겨워하는 모습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냈던 6세 소년이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고 이제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출신의 파디 알잔트(6)는 지난 3월 가자 북부의 카말 아드완 병원 병원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낭포성섬유증이라는 선천적 질환을 지니고 태어난 파디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여느 6세 소년과 다르지 않은 평온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고 파디의 가족은 졸지에 떨어지는 포탄을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난 수많은 피란민 행렬에 몸을 실어야 했습니다. 구호의 손길이 끊기며 가자지구 전체를 덮친 식량난에 또래 소년보다 더 많은 영양 섭취가 필요한 파디의 몸은 급격하게 말라갔습니다. 전쟁 이전에 18㎏를 조금 넘겼던 그의 몸무게는 5개월 만에 절반 수준인 10㎏으로 떨어졌습니다. 상태가 나빠지자 지난 3월 파디의 엄마 샤이마(31)는 아들을 품에 안고서 다른 주민의 당나귀 수레를 빌려 타고 근처에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던 카말 아드완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 가자지구 병원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필요한 의료품과 물자가 바닥난 채 거의 운영되지 못하는 상태였고, 파디의 상태는 날로 악화했습니다. 그 시기 가자에서 활동하던 기자 오사마 아보 라비와 호삼 샤바트가 가자지구 의료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고, 이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파디의 모습을 촬영해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사진과 영상에 담긴 파디의 안타까운 모습은 그 즉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그를 돕고 싶다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구호단체 팔레스타인 아동구호기금(PCRF)의 해외 치료 프로그램 담당자 타레크 하일랏이 있었습니다. 파디의 영상을 본 하일랏은 세계보건기구(WHO) 측에 연락해 파디의 상황을 알렸고, PCRF와 WHO의 구호 직원들은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빗발치던 가자지구 북부에서 파디를 구출해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PCRF 직원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소통 끝에 WHO의 구급차를 타고 가자지구 북부로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어냈습니다. 처음에 구조 대원들은 파디와 그의 엄마만 구급차에 태울 수 있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긴 실랑이 끝에 그의 쌍둥이 형제와 여동생도 함께 차를 타고 가자지구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습니다. 상태가 심각해 비행기에 타는 것도 위험할 정도였던 파디는 가자 남부 도시 라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3월 24일 이집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집트에서 치료를 받으며 몸무게와 폐 기능 등을 일부 회복한 파디는 PCRF의 도움으로 5월 5일, 엄마와 함께 유효기간이 6개월인 임시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파디는 곧장 뉴욕 맨해튼의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파디를 담당한 낭포성섬유증 전문의 존 K.드셀리-게르마나는 당시 파디가 뼈 위에 피부가 붙어있는 상태였다면서 영양실조 증상으로 배가 심각하게 부풀어 있었고 눈에 초점을 맞추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WP에 말했습니다. 수개월간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되찾은 파디는 가자지구 북부 병원에서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때로부터 약 3개월 만인 지난 5월 31일 퇴원해 처음으로 병원 문밖에 나섰습니다. 현재 병원 근처 집에서 엄마와 지내고 있는 파디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PCRF가 열어준 피크닉에 참석해 풍선을 부는 등 이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왼쪽부터) 인스타그램 @translating_falasteen, @thepcrf 캡처, 연합뉴스)
정부, 모로코에 5조 원 규모 'K-철도' 수출 추진
▲ 박상우 국토부장관(오른쪽)과 모하메드 압델잘릴 모로코 교통물류부 장관 정부가 모로코에 5조 원대 규모의 고속철도 등 한국형 철도차량(이하 K-철도) 수출을 추진합니다. 국토교통부는 박상우 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모로코를 찾아 K-철도 수출 지원 활동을 펼쳤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2일까지 파나마를 방문한 데 이어 모로코로 이동해 모하메드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과 모하메드 라비 클리 철도청장과 면담했습니다. 박 장관은 이들과 양국 간 철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이 모로코의 철도차량 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모로코는 지난 2018년 11월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고속철도를 개통한 국가입니다. 오는 2030년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 개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안정적인 승객 수송을 위해 약 35억 2천만 유로(약 5조 2천400억 원) 상당의 총 904칸 규모 철도차량(고속철·준고속철 등) 구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차량 구매사업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일입니다. 국토부는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 한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수주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입찰에는 2030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스페인의 카푸, 탈고와 모로코의 기존 고속철도 차량을 제작한 프랑스의 알스톰, 중국 국영 철도기업인 중국중처(CRRC) 등이 참여한다고 국토부는 전했습니다. (사진=국토부 제공, 연합뉴스)
네옴시티 짓는 사우디, 주민 내쫓으려 군에 무기 사용 허용
▲ 네옴 더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대지 확보를 위해 거주민을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거대 국책 사업으로, 직선도시 '더 라인'(The Line)과 바다 위의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의 건설 계획을 포함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으로 망명한 사우디의 라비 알레네지 대령은 사우디 당국이 네옴시티 대지 확보를 위한 퇴거·철거 과정에서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허용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습니다. 그는 2020년 4월 '더 라인' 건설을 위해 한 부족 마을 거주민들을 퇴거시키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은 (퇴거에) 계속 저항하는 사람은 살해돼야 한다 며 집에 남아있는 사람 누구에게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고 허가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실제 당시 거주민들이 퇴거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BC는 알레네지 대령의 증언을 별도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관련 사안에 정통한 사우디 정보 당국자가 그의 증언이 그러한 임무와 관련해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우디 정부에 따르면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위해 이주한 사람은 6천 명 이상으로 집계됩니다. 다만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 인권단체 ALQST는 실제 이주민 숫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한 퇴거에 저항하다 구금된 거주민 수는 최소 47명에 이르며 이들 중 다수는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습니다. 5명은 사형수로 수감돼 있다고 합니다. 사우디 정부와 네옴시티 프로젝트 경영진은 이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사진=네옴 더 라인 홈페이지, 연합뉴스)
[글로벌D리포트] 영국 르완다법 의회 통과…소형 보트 사고로 5명 사망
불법 이민자들을 막는 이른바 '르완다 이송법'이 현지시간 22일 영국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오는 난민신청자들을 6천 4백km 떨어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 심사를 받게 하는 게 법안의 골자입니다. 심사 결과에 따라 르완다에 정착하거나 제3국으로 가게 됩니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르완다에 2억 2천만 파운드, 우리 돈 3천750억 원 정도를 지급하고 2026년까지 지원금을 2배가량 늘리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지난 2018년 이후 보트를 타고 영국에 온 불법이민자는 12만여 명. 올해 1분기에만 4천 6백 명을 넘어서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법안 통과 직후에도 이민자 110명을 태우고 영불해협을 건너던 보트가 고장 나 일곱살 소녀 등 5명이 숨졌습니다. [리시 수낵/영국 총리(4월 22일) : 우리는 준비돼 있습니다. 계획은 다 세워졌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르완다 행) 비행기가 뜰 것입니다. 어떤 외국 법원도 이를 막지 못합니다. ] 수낵 영국 총리가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르완다 이송 정책은 발표 직후부터 비인도주의적이라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영국 대법원도 '르완다가 난민을 보낼 안전한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법 판결을 내려 법안이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상하원의 핑퐁 논의 끝에 법안이 통과됐지만 시행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당장 국제 인권기구들은 사전조사 없는 강제이송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라비나 샴다사니/UN인권고등판무관 사무소 대변인 : (법 시행을 재고하고) 대신 국제협력과 국제 인권법을 존중해 난민과 이민자 유입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방법을 시행하기를 영국 정부에 요청합니다. ] 수낵 총리는 올 여름 르완다 행 첫 비행기를 띄우고 매달 정기적으로 이민자를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국제법 위반 소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다 망명신청자가 불복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절차가 지연될 수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취재 : 신승이, 영상편집 : 오영택,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